아이디어는 월급날에서 왔다
월급날, 통장에 찍히는 숫자를 보면서 "이게 시급으로 환산하면 얼마지?"라는 생각을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연봉 / 12 / 20 / 8을 하면 실수령액과 너무 차이가 납니다. 4대보험, 소득세, 지방소득세를 빼야 진짜 시급이 나오거든요.
그래서 만들었습니다. 연봉을 입력하면 출근 시점부터 실시간으로 내가 벌고 있는 금액을 보여주는 카운터.
만들면서 부딪힌 것들
세금 계산이 이렇게 복잡하다고?
처음에는 "연봉에서 세금 빼면 되지"라고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구현해보니 한국 세법이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 4대보험 — 국민연금,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고용보험. 각각 요율이 다름
- 근로소득공제 — 연봉 구간별로 공제율이 달라짐
- 소득세 — 누진세율 6단계. 구간별로 계산한 뒤 합산
- 근로소득세액공제 — 산출세액에서 추가 공제
- 지방소득세 — 소득세의 10%
1인 기준(부양가족 없음)으로 단순화했지만, 그래도 계산 함수 하나가 꽤 길어졌습니다. 국세청 간이세액표를 참고해서 2,000만원~1억까지 검증했습니다.
실시간 카운터의 착각
처음에는 setInterval(1000)으로 1초마다 업데이트했습니다. 돌아가긴 하는데, 숫자가 뚝뚝 끊기면서 올라가니까 "실시간"이라는 느낌이 안 났습니다.
requestAnimationFrame으로 바꾸니까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매 프레임(~16ms)마다 현재 시각 기반으로 수입을 계산하니 숫자가 부드럽게 흘러갑니다. 작은 차이가 체감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상태별 색상 변화
시간대에 따라 근무 상태를 구분했습니다.
- 출근 전 — 회색 (아직 돈을 안 벌고 있다)
- 근무중 — 초록색 + 펄스 애니메이션 (돈이 들어오고 있다!)
- 야근중 — 주황색 (1.5배 수당 적용)
펄스 애니메이션은 사소한 건데, 이게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큽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돈을 벌고 있다"는 실감이 나거든요.
재미를 더한 기능들
연봉 비교 프리셋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다양한 직업 프리셋을 넣었습니다.
"KBO 스타 선수(25억)는 초당 얼마나 벌까?" 같은 궁금증이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포인트입니다. 실제로 이걸 누르면 초당 수만 원이 올라가는 걸 보면서 묘한 자극을 받게 됩니다.
회의 비용 계산기
"이 회의, 돈으로 따지면 얼마짜리일까?"
참석 인원 x 회의 시간 x 시급을 곱하면 됩니다. 회사에서 불필요한 회의를 줄이자는 이야기가 나올 때 이걸 보여주면 꽤 임팩트가 있습니다.
1시간짜리 프로젝트의 교훈
00:30에 시작해서 01:30에 끝. 정확히 1시간.
이 짧은 시간 안에 세금 계산, 실시간 렌더링, 다크모드, 공유 기능까지 넣었습니다. 바이브코딩의 핵심은 "완벽하지 않아도 동작하면 된다"입니다. 세금 계산이 100% 정확한지 모릅니다. 하지만 사용자가 재미있게 써볼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내 시급이 실시간으로 올라가는 걸 보고 있으면, 묘하게 동기부여가 됩니다. "출근해서 일하고 있긴 한데, 이게 내 시간의 가치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이 카운터를 보면서 사이드 프로젝트 동기부여를 받는 건 저만의 아이러니일까요.